후배 결혼식이 있어서 영주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영주 간 길에 가을이고 하니, 오랜만에 부석사를 들렀습니다.
은행나무 길이 쭉 펼쳐 져 있습니다.
부석사의 모습은 달랑 두 장입니다.
이유는 아래에..
꽃과 낙엽.
영주 사과는 맛있죠~
오랜만에 찾은 가을 부석사 인데, 부석사의 모습을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몹시 화가 나 있습니다.
99년부터 근처 학교를 다녔던 저는 수시로 부석사를 찾았습니다.
항상 고즈넉한 분위기에 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던 부석사.
하지만 그 조용하던 부석사는 이제 없었습니다.
이유는..
지난 9월 19일에 방송 되었던 1박2일에 나왔던 것이죠..
입구부터..
위에 올라가서는 카메라를 들지도 못했습니다.
구석구석 사람들 천지였죠..
주차장..
제가 지은 것도 아니고, 저만의 장소도 아니지만..
그래도 부석사를 알게 된 후 근처를 지날 때면 항상 들렀던 그 곳입니다.
대학교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제 마음의 안식처 였던 곳이죠.
그런데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모든 곳에 사람들이 꽉 차 있는 모습은 제게 많은 실망감을 안겨 줬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조차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방송 한 번 탔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같이 동행했던 친구들도 "조용한 맛에 오던 부석사인데.."라는 말을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휴식처를 하나 잃은 것 같아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1박2일, 저도 즐겨보는 프로이긴 합니다만..
원래 처음에 프로그램 기획은 전국에 명소를 소개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사람들 반응이 좀 좋으니까 요즘 부쩍 '명소 소개 프로'로 밀어 부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정보제공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좋을지는 몰라도,
직접 안타까움을 겪고나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부디.. 부석사에도 아래와 같은 상황들이 생기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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